Oracle 3만명 해고 — 역대 최고 실적에 새벽 6시 이메일 한 통

2026년 3월 31일, 새벽 6시.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각에 Oracle 직원 수만 명의 받은편지함에 이메일이 한 통 도착함.

발신자 이름은 “Oracle Leadership”.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이름. 직속 상관도 아니고, HR도 아님. 그냥 회사.

“신중한 검토 끝에, 조직 변경의 일환으로 귀하의 직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이 귀하의 마지막 근무일입니다.”

이메일을 읽고 5분 뒤, 회사 시스템 접근이 차단됨. Slack에 로그인하려 하면 이미 계정이 없음. 내부 Slack 사용자 수가 하룻밤 사이 만 명이 줄었다는 스크린샷이 돌기 시작함.

20년 넘게 다닌 보안 베테랑도, 10년차 시니어 아키텍트도, 입사 1년 된 주니어도 같은 이메일을 받았음.

전화 한 통 없었음. 대화 한 번 없었음.

해고 규모는 2만에서 3만명 사이로 추정됨. 전체 직원 16만 2천명 중 약 18%. Oracle 44년 역사상 최대.

이상한 건 타이밍.

불과 3주 전, Oracle은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 총 매출 172억 달러, 전년 대비 22% 성장. 클라우드 매출은 44% 뛰었고. 순이익은 6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95% 급증. 수주잔고는 5,230억 달러, 433% 증가.

역대 최고 실적.

그리고 3주 뒤, 역대 최대 해고.

GPU를 사려면 사람을 팔아야 했다

Oracle에는 Stargate라는 프로젝트가 있음. OpenAI, SoftBank와 함께 짓는 AI 데이터센터. 총 규모 5,000억 달러, 약 660조원. Oracle이 부담해야 할 몫만 1,560억 달러, 약 200조원.

200조원.

당연히 현금이 부족함. 설비 투자가 2024년 69억 달러에서 2026년 500억 달러로 7배 넘게 뛰었음. 잉여현금흐름은 이미 마이너스. 총 부채 1,081억 달러. 대차대조표에 안 잡히는 데이터센터 리스 의무만 2,480억 달러.

미국 주요 은행들이 추가 대출을 거절했다는 보도도 나옴. 신용등급은 정크 등급 2단계 위까지 떨어졌고, Morgan Stanley는 Oracle의 CDS 스프레드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

돈이 필요했음. 그래서 사람을 줄였음.

TD Cowen 추정에 따르면, 이번 해고로 확보되는 현금은 80억에서 100억 달러. 200조원짜리 프로젝트에 비하면 일부지만, 당장 숨통은 트이는 규모.

Oracle CEO Safra Catz는 실적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음.

“AI 코드 생성 모델이 너무 효율적이 되어서,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됐다.”

깔끔한 논리. 기술이 발전했으니 사람이 덜 필요하다. 남은 돈으로 GPU를 산다.

Larry Ellison은 AI를 “인터넷, 클라우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보다 큰 기술 전환”이라 불렀음. 그의 생애 가장 중요한 베팅이라고.

해고된 날, 주가는 올랐다

3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그 날, Oracle 주가는 5.9% 상승함.

월스트리트는 환호했음. 비용 절감. AI 재투자. 효율화.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단어들.

LinkedIn에는 다른 종류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함.

“10년 넘게 Oracle에 헌신한 사람들이 이메일 한 통으로 잘리고 있다. 전화 한 통도, 대화 한 번도 없이.”

“새벽 5시에 이메일을 받았다. 20년 넘게 다녔는데. 참 좋은 방식이더라.”

인도에서만 약 1만 2천명이 해고됐고, 한 달 내 추가 해고가 예고된 상태. 미국, 캐나다, 멕시코, 우루과이. 전 세계 동시에.

일부 직원은 “Project Update”라는 제목의 미팅에 초대받았음. 미팅에 들어가니 HR이 앉아있었고, 5분 뒤 시스템 접근이 차단됨.

Oracle만의 이야기가 아님.

2026년 1분기에만 테크 업계에서 6만에서 8만 5천명이 해고됐음. Block은 직원의 40%를 잘랐고, Atlassian은 R&D 포함 1,600명을 정리했음. Dell은 1만 1천명. 이유는 전부 같음. AI.

돈이 없어서가 아님. AI에 넣을 돈이 더 필요해서.

누군가 이걸 한 줄로 요약함.

“Larry Ellison이 모든 엔터프라이즈 테크 기업에 플레이북을 보여줬다. 사람을 잘라라, GPU를 사라.”

새벽 6시에 도착한 이메일 한 통.

20년의 헌신이 한 줄의 문장으로 끝나는 세상. 그리고 그 소식에 주가가 오르는 세상.

이게 2026년이라는 시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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