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술집 3탄 코스 | 종로찌게마을 → 포장마차 → 뼈해장국 밥로그

종로찌게마을 외관 야간
종로찌게마을

퇴근하고 종로 넘어감. 오늘은 좀 제대로 먹고 마시고 싶은 날이었음. 처음부터 3탄 각 잡고 나옴.

첫 타자는 종로찌게마을. 간판 연식이 장난 아닌데 이런 데가 보통 맛있음. 요즘은 알곤이볶음 하나로 승부하는 집인데, 들어가자마자 소주 한 병 깜. 오늘 긴 밤 될 거 알고 있었음.

1차: 종로찌게마을

종로찌게마을 알곤이볶음
알곤이볶음

알곤이볶음이 나왔는데 양부터 미쳤음. 접시에 수북하게 쌓여서 나오는데 생선알이랑 곤이가 빨간 양념에 범벅이 되어 있음. 한 젓가락 집었는데 알이 톡톡 터지면서 짭조름한 양념이 확 퍼짐. 이거 먹자마자 소주잔에 손이 감.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감.

곤이는 쫄깃한데 씹을수록 고소함이 나옴. 청양고추가 사이사이 숨어있어서 가끔 얼얼하게 매운 게 올라오는데, 그때마다 소주 한 모금이 들어감. 이쯤 되면 안주를 먹는 건지 소주를 먹기 위해 안주를 핑계 대는 건지 모르겠음.

근데 진짜 핵심은 따로 있었음. 오뎅볶음이 사이드로 나오는데 이걸 알곤이볶음 양념에 비벼먹음. 이게 이 집의 필살기임. 담백한 오뎅에 매콤달콤한 알볶음 양념이 섞이니까 완전 다른 안주가 됨. 이 조합 모르고 그냥 오뎅만 먹었으면 좀 아까웠을 듯.

종로찌게마을 생선내장탕
생선내장탕 1인분

알곤이볶음만으로도 충분한데 생선내장탕까지 시킴. 나오는 순간 웃음이 남. 이게 1인분이라고? 솥 수준의 냄비에 생선내장, 팽이버섯, 미나리, 두부, 고추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음. 불 켜니까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서 김이 확 올라옴.

국물 한 숟갈 떴는데 생선 감칠맛이 진하게 남. 비린맛 같은 건 없고 내장에서 우러나온 고소한 맛이 국물 전체에 깔려 있음. 미나리가 아삭아삭 씹히는 게 국물이랑 잘 어울리고, 두부는 국물을 잔뜩 빨아들여서 이것만 건져먹어도 충분함. 추운 밤에 이 뜨끈한 국물 마시면서 소주 한잔 하니까 몸이 안쪽부터 녹는 느낌.

알곤이볶음이 소주를 부르는 안주라면 내장탕은 소주를 감싸주는 안주임. 이 둘이 같이 있으니까 소주가 끝없이 들어감. 어느 순간 빈 병이 세 개째 쌓여있었음. 이 집 무서움.

안주가 너무 좋으면 소주가 이렇게 됨. 각오하고 갈 것.

📍 위치 종로찌게마을 (종로구)
💰 주문 알곤이볶음, 생선내장탕, 소주
⏱ 웨이팅 없음
⚠️ 주의 안주력이 너무 좋아서 소주가 무한대로 들어감

별점: ★★★★☆ (4점/5점)

2차: 포장마차

종로 포장마차 생선구이
포장마차 생선구이

찌게마을 나왔는데 아직 밤이 젊음. 취기가 딱 좋은 상태라 그냥 가기엔 아까워서 근처 포장마차로 들어감. 파란 천막 아래 비좁은 테이블에 앉으니까 옆 테이블 아저씨들 대화가 다 들림. 근데 이게 또 좋음.

생선구이 시키고 소주 한 병 더 깜. 숯불에 생선 올려놓으니까 지글지글 소리나면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옴. 옆에 낙지볶음도 시켰는데 매콤한 양념이 맥주랑 잘 맞음. 밖에서 찬 바람 맞으면서 뜨거운 안주에 차가운 맥주 번갈아 먹는 이 온도차가 포장마차만의 맛임.

솔직히 맛만 따지면 그냥 그런 수준. 근데 여기는 분위기를 먹는 거임. 종로 밤에 포장마차 한번 안 거치면 섭섭하지 않나.

별점: ★★★☆☆ (3점/5점)

3차: 뼈해장국

뼈해장국 뚝배기
뼈해장국

포장마차 나오니까 슬슬 속이 신호를 보냄. 이대로 집 가면 내일이 지옥인 거 본능적으로 앎. 3차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음. 뼈해장국.

뚝배기 두 그릇 나란히 놓이니까 안심이 됨. 뼈가 국물에 푹 잠겨있고 대파 송송 올려서 나옴. 우거지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서 국물이 칼칼하면서 구수함. 첫 숟갈 넘기는 순간 달아올랐던 속이 한방에 가라앉음. 이 순간을 위해 3차까지 온 거임.

뼈에 붙은 살 발라먹는 재미도 있고, 깍두기 송송 넣어서 밥 말아먹으니까 세상 편안해짐. 테이블에 참이슬이 또 한 병 올라와 있긴 한데, 그건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오늘은 여기서 마침표.

별점: ★★★★☆ (4점/5점)

종로 3탄 완주함. 찌게마을에서 알곤이볶음+내장탕에 소주 잔뜩 먹고, 포장마차에서 바람 쐬면서 한잔 더 하고, 뼈해장국으로 마무리. MVP는 종로찌게마을. 알곤이볶음이 진짜 미친 안주임. 오뎅볶음에 알볶음 양념 비벼먹는 거 한번 해보면 다시 찾게 됨.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