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정확히는 아침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시간에 일어남. 알람 없는 주말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눈이 알아서 떠질 때까지 자는 거라고 생각함. 평일에는 절대 못 누리는 사치.
느즈막히 눈 뜨고 거실로 나왔더니 꽁냥이가 에그샌드위치를 만들어놓음. 주말 아침마다 이렇게 뭔가 만들어주는 건 아닌데, 오늘은 기분이 좋았나 봄.

식빵 사이에 스크램블에그가 들어간 심플한 에그샌드위치. 옆에 스크램블에그를 따로 종지에 담아줌. 빵은 부드러운 식빵이라 식감이 가벼운 편. 아침에 부담 없이 먹기 딱 좋음. 특별한 레시피 같은 건 없고, 그냥 달걀 스크램블에 소금 후추 약간. 근데 이게 아침에는 이게 맞음. 복잡한 거 필요 없고, 따뜻하고 단순한 게 제일 좋음.
한 입 먹고 나서 드는 생각은, 주말 아침의 본질은 뭘 먹느냐가 아니라 누가 만들어줬느냐에 있다는 것. 내가 만든 토스트보다 꽁냥이가 만들어준 에그샌드위치가 열 배는 맛있음. 객관적인 맛의 문제가 아님. 이건 감정의 문제.

샌드위치 먹고 나니 작은 종지에 사과 슬라이스, 블루베리, 땅콩버터를 담아서 내줌. 사과에 땅콩버터 찍어 먹는 게 요즘 루틴인 듯. 처음엔 좀 의아했는데 먹어보면 꽤 괜찮음. 사과의 아삭한 식감이랑 땅콩버터의 고소한 맛이 나름 잘 어울림. 블루베리는 그냥 톡톡 터지는 재미로 먹는 거.
토요일 아침의 여유
평일에는 아침을 거의 안 챙겨 먹음. 출근 준비하느라 바빠서 커피 한 잔이면 끝. 그래서인지 주말에 이렇게 앉아서 천천히 뭔가를 먹으면 기분이 좀 다름. 급할 게 없다는 사실 자체가 좋음.
오늘 특별한 일정은 없음. 오후에 장이나 보러 갈까 하는 정도. 밀린 빨래도 있고, 넷플릭스에 보려고 찜해둔 것도 있고. 이렇게 특별할 것 없는 토요일이 사실 가장 좋은 토요일임. 어디 멀리 가지 않아도, 뭘 대단하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
꽁냥이한테 맛있다고 했더니 다음 주에는 프렌치토스트 해준다고 함. 기대 중.
신라명과 샌드위치 식빵 3,430원 |
스키피 땅콩버터 13,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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