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름을 뭘로 할까 고민할 때, 거창한 건 싫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영어 이름도, 전문성을 내세우는 이름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솔직하게 담고 싶었다.
그래서 오후의아이가 됐다.
오후에 일어나는 어른
아침 알람에 눈을 뜨고, 출근 준비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렇게 산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상상한다. 알람 없이 눈이 떠지고, 창문으로 이미 한낮의 햇살이 들어오고 있는 그런 아침 아닌 아침을. 서두를 곳이 없어서 느긋하게 커피를 내리고, 오늘 뭘 할지 천천히 생각하는 그런 하루를.
오후에 일어나도 아무 문제 없는 삶. 그게 내가 꿈꾸는 모습이다.
아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
어른이 되면 뭔가를 할 때 이유가 필요해진다. “왜 그걸 해?” “그거 돈이 돼?” “현실적으로 가능해?” 모든 것에 이유와 계산이 따라붙는다.
아이들은 다르다. 재밌으니까 한다. 궁금하니까 만져본다.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다. 그 단순함이 솔직히 좀 부럽다.
나는 어른이지만, 그 감각은 잃고 싶지 않았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사람. 이유를 묻기 전에 일단 시작하는 사람. 오후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아이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어른. 그게 오후의아이다.
그래서 뭘 하고 있냐면
꿈만 꾸고 있는 건 아니다. 나름 방향은 잡아놨다.
결국 오후에 일어나도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돈과 시간. 둘 다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FIRE를 목표로 잡았다. 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 거창하게 들리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쓸 수 있게 되는 것.
그리고 자동화. 반복되는 건 시스템이 하게 하고, 나는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코드를 쓰고, 봇을 만들고, 파이프라인을 짜는 게 다 그 과정의 일부다.
이 블로그도 그 여정의 기록이다. 개발 이야기도 하고, 일상도 쓰고, 가끔은 쓸데없는 생각도 풀어놓을 예정이다. 딱히 독자를 의식하고 쓰는 건 아니고, 오후에 일어난 어른이 커피 한 잔 놓고 쓰는 일기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후는 아직 오지 않았다
솔직히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이다. 아직 그 오후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는다. 오늘도 무언가를 만들고, 무언가를 자동화하고, 무언가를 기록한다. 그 하나하나가 오후를 향한 걸음이다.
언젠가 진짜로 오후에 눈을 떠서, 느긋하게 이 블로그를 열고, “그때 참 열심히 살았네” 하고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날까지, 오후의아이는 계속 쓴다.